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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에 맞선 마술적인 의상
"거미줄처럼 가늘고, 크리스탈처럼 예민한" ...... 숲의 요정과 물의 정령, 여신, 천사들을 위한 옷...... 동화적인 쿠튀르(Faoru-Tale Couture)
오늘날의 전자화되고 전산화되며 자동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인터페이스는 허구가 아닌 얼굴, 혹은 가면이며, 여기에는 세계에 대한 동화(Fairytale) 속 마술과도 같은 힌트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버튼 하나로 사이버 공간을 항해할 수 있는 스크린 위에서 '살아있는' 세상의 일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패션은 이러한 하이테크 기능주의에 맞서 "마술적인 것"을 강조하고 선녀나 꼬마 요정을 위한 옷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털과 구슬로 반짝이는 꽃을 정교하게 수놓은 옷은 마치 투명한 시폰 속에 몸을 넣어 바느질한 것처럼, 커리어 우먼들을 고급스러운 창조물로 변형시켰습니다.
20세기 말의 환상 여행 쿠튀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게 여러 겹으로 겹쳐진 천들은 피부와 옷감의 경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실크 모슬린은 마치 여신을 위해 수놓은 것처럼 희미하게 반짝이고, 폭포 같은 레이스 장식은 몸 위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효과를 내 줍니다. 하지만 일상의 낮 시간에는 기본적인 스타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투명하고 꿈 같은 옷은 직장인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20세기 말의 쿠튀르는 옷을 착용하는 사람들을 대륙 횡단 여행으로 보냈고, 문화와 신화를 찾아가는 환상 여행으로 표현했습니다. 크레이프 무스(Crape Mousse) 인어 드레스는 구슬로 만든 자수 샌들, 깃털 장식의 초커, 실크 망사, 오간자 난초로 둘러싸인 데콜타주와 매치되었습니다.
예술적 기교와 신비함을 표현하는 옷
마를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는 살색 천으로 무대 의상을 만들면서 예술적인 기교와 신비함을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습니다.
"소재는 '수플레(Souffle)'라 불리는데, '숨'이라는 뜻입니다. ...... 그것은 숨을 쉬어요, 정말이예요. ...... 저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벌거벗은 것처럼 보여요. 우리는 몇 시간 동안이나 소녀들이 큰 틀에 수를 놓고 있는 방에 앉아있었어요. 구슬, 시퀸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했지요. 장 루이와 저는 다이아몬드, 거울 조각, 유리 구슬의 위치를 일일이 정해주었어요."
반짝이는 수많은 초록빛 구슬과 오색찬란한 시퀸들이 물고기 바늘로 몸을 감싼 물의 요정 같은 모습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의 의상은 반짝이는 은빛 물방울로 흠뻑 젖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수초처럼 팔을 휘감은 유리구슬의 가지들은 요술 거울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주기까지 합니다. 천사 같은 요정, 동양의 어느 왕국 공주의 대리석 같은 몸은 황금 직물과 가는 줄 레이스로 덮여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Stéphane Mallarmé)의 '호수에 얼어붙은 백조'의 문화적 이미지는 투명하고 하얀 '얼음 공주'의 드레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얼어붙은 이슬 방울 같은 수정 구슬이 차갑고 투명한 오간자의 하얀 '깃털'을 덮고 있는 이미지입니다. 이에 대해 영국의 현대 디자이너인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는 "내가 보기에, 님프의 마음 속 깊은 곳은 암표범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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