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GHT SIDE

Fashion + Culture + Style

  • 2025. 3. 16.

    by. brightsider

    목차

       

      비즈니스 앙상블

       

      미국 기업들의 의도적인 안티-패션 룩은 디자이너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줄리아 자보, 1999)

       

      Dressed for Success

      1975년 <성공을 위한 옷차림(Dressed for Success)>이라는 제목의 기발한 책이 출판되자, 패션 산업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책의 저자인 존 T. 몰로이는 회사에서 승진을 꿈꾸는 야망이 있는 전문직 남성을 위한 옷차림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즉, 뉴욕 7번가를 수입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사탄의 왕국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1977년 몰로이는 속편 <성공을 위한 여성들의 옷차림(The Woman's Dress for Success Book)>을 발표했습니다. 야망을 가진 여성들은 이 책에서 홍보하는 "의도적인 안티-패션(Anti-Fashion) 유니폼"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은 숄 칼라와 차분한 무릎 길이 스커트의 코믹하게 여성화된 비즈니스 슈트, 자보 장식의 하이넥 블라우스와 베스트, 보우타이를 한 남성복 스타일의 셔츠 등이었습니다. 패션 산업에 대한 몰로이의 판단을 확인이라도 하듯 여성복 브랜드 "앨코트 앤 앤드류(Alcott & Andrew)" 같은 탐욕스러운 기업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여성 패션의 최하 수준이라고 할 만한 옷들, 즉 기업 의상(corporation drag)으로 돈을 벌기 위한 신속하게 비즈니스를 행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까지 출세 지향의 젊은 남녀 전문직 종사자들을 여피(yuppies)라고 불렀습니다. 이 시대에는 '수완 좋은' 사람들이 성공하기 좋은 시대였고, 이 시대는 "성공을 위한 옷차림"을 한 많은 백만장자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 소프트의 거물 빌 게이츠처럼 항상 소탈한 차림을 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제 패션은 더 이상 적이 아닌 동지가 되었지만,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의 폴로 선수 이미지나 샤넬(Chanel)의 맞물린 C 로고처럼 즉시 알아볼 수 있는 로고가 달린 값비싼 옷과 액세서리는 몰로이의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좋은 신분 상태를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값비싼 옷차림을 하는 목적은 옷을 입는 이가 상승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상에 올라와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80년대 영화 속 비즈니스 슈트 


      당시 남성들에게는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1987)에서 마이클 더글러스가 에르메스 넥타이와 함께 입었던 파워 슈트가 유니폼이 되었습니다. 여성들에게는 1988년 영화 <워킹 걸(Working Girl)>에서 멜라니 그리피스가 "사업을 위한 머리와 죄를 위한 몸"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섹시하게 어깨를 강조한 도나 캐런의 스커트 슈트가 유니폼이 되었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아이콘이 된 샤넬 슈트를 부활시키면서, 이 옷을 입은 사람은 상류층이라는 자신감 뿐만 아니라, 청바지에도 장식처럼 샤넬의 테일러드 재킷을 매치하여 패션의 룰을 깨뜨릴 정도로 자신감과 기개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워킹 걸의 한 장면

       

       

      1990년대 이후의 비즈니스 앙상블


      1990년대에는 성공을 위한 룩이라는 정의가 좀 더 미묘해졌습니다. 특히 구찌의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는 "사무실 아가씨(office-babe)" 컬렉션에서 핀스트라이프 팬츠 슈트와 홀터 톱에 과감한 하이힐을 선보이며 섹시함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습니다. 1980년대 파워 슈트와 비교해 볼 때 질 샌더, 캘빈 클라인, 헬무트 랑 등의 디자이너들이 제시하는 1990년대 비즈니스 앙상블은 너무 수수해서 사실상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의상들이 주는 자신감과 세련미는 현대의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이미지였습니다. 1990년대 말에 클래식한 테일러링에 대한 관심이 부활한 것은 패션의 미학과 성공을 위한 옷차림이라는 윤리가 함께 적용하며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